제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특급호텔에서 중국인을 살해한 피의자들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오늘(25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강도살인 혐의로 중국인 30대 여성 A 씨와 B 씨, 30대 남성 C 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경찰은 당초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사를 거쳐 강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습니다.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된 60대 남성 D 씨는 석방됐습니다.

긴급체포 시 36시간 안에 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하는데, D 씨의 경우 정황상 사건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출국 정지 조치 중인 D 씨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불구속 수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3명은 그제(24일) 오후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30대 중국인 남성 E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호텔에 가상화폐를 사러 갔던 E 씨가 연락이 되지 않고 이상하다, 잘못된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신고 접수 5분 뒤 주범으로 추정되는 A 씨는 "나 혼자 상해를 입혀서 사람이 죽었다"며 성산파출소에 자수했습니다.

호텔 객실에서 숨져 있는 E 씨를 발견하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던 B 씨와 C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의 돈 8,500여만 원을 훔쳐 달아난 정황이 포착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은 "환전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며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 대부분이 중국인이라 범죄가 많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영사관 등과 협조해 입국 시부터 범죄 예방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