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결과]

자녀 출산 전후 외국 체류 기간이 2년이 넘더라도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체류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 부장판사)는 2024년 12월 6일 A 씨가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사무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적선택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2024구합67344)에서 원고패소 판결 했다.

[사실 관계]

A 씨는 2003년 7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출생해 대한민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취득해 복수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2월 A 씨는 국적법 제13조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하겠다고 국적선택신고를 했다.

이에 대해 출입국 외국인사무소는 A 씨의 신고와 관련 ‘국적 선택 불가, 외국 국적 미포기’를 이유로 들어 반려하는 처분을 했다.

A 씨가 태어날 당시 A 씨의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 중이었기 때문에 해당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취지다.

국적법 제13조 제3항은 출생 당시에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 중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자는 외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에만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한다는 뜻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다.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출생 당시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 중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자’에 대해 국내에 생활 기반을 두고 있는 어머니가 임신한 후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출국해 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출생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자녀 출생 전후를 합산해 2년 이상 계속 외국에서 체류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A 씨는 “어머니는 나에게 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미국에서 체류한 것이 아니다”라며 “부모님은 내 출생 전후를 합산해 2년 이상 계속 미국에 체류했기 때문에 국적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반려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법원 판단]

재판부는 A 씨의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출입국 외국인사무소의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의 어머니가 A 씨의 외국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자녀를 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적법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출생 당시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 중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자’에 해당하는 지를 판단할 때 반드시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이 유일한 목적일 필요는 없다”며 “다른 목적이나 동기가 함께 존재해도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설령 A 씨의 모친에게 안전한 출산을 위한 목적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사정만으로는 A 씨의 모친이 A 씨에게 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목적이 없었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A 씨의 출생 전 부모의 미국 체류 기간이 2년 이상이라는 A 씨 측 주장에 대해서는 “단순히 자녀의 출생일 이전 임의의 체류 기간과 출생일 이후 임의의 체류 기간을 합산한 기간이 2년 이상이기만 하면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