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의 구조적인 국면 반전을 위해서는 이민 정책 등 보완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제언됐다.

최근 출산률 증가세는 코로나19로 정체됐던 혼인 증가 등에 따른 것이지 가임 여성 증가 등 인구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7일 보험연구원의 '최근 혼인 및 출생아 수 증가의 특징' 보고서에서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혼인의 경우 인구가 증가한 1990년대생이 30세 전후의 연령대에 진입하고 혼인율 자체도 개선되면서 최근의 상승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혼인율･출산율의 절대 수준 자체가 너무 낮고 인구가 급감한 2001년 이후 출생자들이 20대에 진입하고 있는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많아 지속적인 저출산 극복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코로나19로 2020년과 2021년 혼인 건수 감소폭이 컸던 만큼, 최근의 혼인 건수 증가를 단기적인 반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며 "혼인 건수 감소세는 약화됐지만 인구구조 요인이 혼인 건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1991~1998년생이 주요 출산 연령에 진입하면서 인구구조 요인에 의한 출생아 수 감소가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출생아 수가 증가할 경우 사실상 출산율 요인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2024년에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하고 출생아 수도 증가세로 반전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 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합계출산율의 절대 수준, 인구구조 변화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구조적인 저출산 국면 해소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로 나타나는 등 절대적인 수준이 너무 심각해서 인구 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 2.1은 커녕 1.0까지 회복되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1991~1998년생의 30대 진입에도 불구하고 인구구조 요인은 혼인 및 출산을 증가시키기보다는 감소세를 둔화시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인구가 다시 급감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출생자들이 20대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도 어두운 상태"라고 했다.

이 위원은 "2024년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심각한 저출산 국면은 지속되고 있는 것인 만큼 기존의 혼인 및 출산 장려 정책에 더해서 저출산 국면 지속에 대비한 이민 정책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보완 대책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2023년 9월 1만2940건을 저점으로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2023년 연간 19만3657건을 기록해 2022년의 19만1690건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는 2023년 12월 1만6305명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여 올해 4월에는 전년 동월비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1~8월 누계 15만8011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간(15만8609명) 대비 거의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혼인 건수는 5만1706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만3건(24.0%) 증가했다. 증가율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1288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523명(8.0%) 증가하며 2012년 4분기(5102명)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여성 1인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아이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05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