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거주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외국인 관련 비중은 전국 최상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6월 1만2421명이었던 도내 외국인은 2024년 6월 2만6397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인구 대비로는 3.78%로 전국 2위이며, 다문화 혼인 비율은 10.8%로 전국 1위다. 다문화 출생은 6.3%로 전국 2위다.

외국 이주민의 유입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지는 반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제주형 외국인 정책으로 인구 감소·경제 활성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업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내년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대폭 증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농가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제주시가 올해 10월 지역 내 농업인·농업법인 등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희망 수요조사를 한 결과 199농가·704명 고용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법무부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유치를 신청해, 올해 상반기 516명보다 188명(36.4%) 늘어난 704명을 배정받았다.

이처럼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일상에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혼인을 통해 정착한 결혼이민여성 대부분이 일하고 있지만, 서비스직이나 단순노무직이고 고용 형태가 임시직이거나 일용직이어서 불안정한데다 임금 또한 매우 낮은 실정이다.

결혼이민여성이 동등한 한국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통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 구축이 요구되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결혼이민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일반 경력 단절여성 보다 취업 정보가 부족해 다양한 직업 훈련 교육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는 제주형 외국인 정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제주형 외국인 정책 방향 수립 전담 조직(TF)’을 만들었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현상에 대응하고 제주 특성에 맞는 외국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저출생·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라 노동력이 감소하는 빈자리는 이민자로 채워지는데 다문화 정책이 자리잡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담 조직은 △유입·유치 △정착(정주환경 조성) △사회통합 △제도·인프라 등 4개 분야로 나눠 제주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진행된 킥오프 회의에서는 △제주 특화 광역형 비자 설계 △외국인 유학생 및 핵심인재 유치 △제주 외국인 근로자 유입 제도 개선 방안 등 외국인 유입 관련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제주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명동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논의를 통해 외국인 유입뿐만 아니라 정착, 사회통합까지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역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