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면접 녹화 기록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문제 제기 당사자 알렉스 씨가 21일 서울고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난민 신청자가 요청하면 법무부가 ‘난민 면접’ 녹화 기록을 제공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21일 난민인권센터(대표 김규환)가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 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항소 기각 결정을 했다.

예멘 출신 알렉스 씨는 종교적 박해 등을 이유로 2019년 난민 신청을 한 뒤 2021년 11월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세 차례에 걸쳐 난민 면접 심사를 받았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다음 해 7월 정부는 난민 불인정 결정을 하면서, 예멘 내전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체류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알렉스 씨는 언어적 문제로 난민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고 난민 면접 녹화 기록 공개를 신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통역인 신체 정보, 초상, 말투나 억양 등 개인정보가 포함됐다며 난민 면접 녹화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렉스 씨를 대리한 난민인권센터는 지난해 3월 “난민 심사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공개가 필요하다”며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정보 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면접 기록이 공개될 경우 통역인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난민 불인정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한 자로서는 면접 녹화 기록을 통해 면접에서 진술한 내용이 정확히 난민 면접 조서에 기재되었는지, 통역에 오류는 없었는지, 난민 면접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이날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렉스 씨는 “안도감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기본적 법적 권리인 난민 면접 녹화 기록을 확인하고 법률 대리인에게 이를 공유하는 데 사법부 개입이 필요했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알렉스 씨 사건 대리인인 이한재(변호사시험 9회)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법무부는 더 이상 의미 없는 법정 공방을 지속하지 말고 난민 면접 녹화 기록을 신속히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