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채우고자 외국 의사 면허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허용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외국인 의사 수가 5년새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채우고자 외국 의사 면허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허용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외국인 의사 수가 5년 새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뉴스1은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자료를 통해 '외국인 의사 현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의사 면허자 수는 2019년 452명에서 지난 6월 546명으로 약 20.8% 늘었다. 2020년에는 472명, 2021년에는 485명, 2022년에는 500명, 지난해에는 521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외국인 의사 중 전문의 비율은 매년 80%대를 유지하고 있고 일반의는 매년 약 80명 수준이다. 올해 기준 외국인 활동 의사 85.2%가 전문의였고 81명만이 일반의였다. 2019년 대비 외국인 활동 의사 증가세로 봤을 때 일반의는 2.4% 감소했지만 전문의는 26% 증가해 외국인 전문의 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의와 일반의에 가장 큰 차이점은 의료면허 취득 후 수련 기간을 거쳐 특정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이다. 일반의와 전문의 모두 의원을 개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전문의는 추가적으로 특정 과에 대한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밟는다. 해외에서는 일반의가 보편적인 경우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의가 보편화돼있다.

전문과목별 외국인 의사 현황을 보면 올해 기준으로 내과 69명, 가정의학과 58명, 산부인과 37명, 외과 34명, 정형외과 33명, 소아청소년과 32명으로 필수 의료 과목에 종사하는 외국인 의사가 많다.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가장 많은 외국인 의사가 활동하는 전문과목에 포함됐다. 응급의학과는 2019년 6명에서 지난 6월 13명으로 116.7% 증가했으며 신경외과 전문의는 9명에서 14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에서 인기과로 분류되는 피부과는 8명에서 5명으로 37.5% 줄어들었다. 외국인 전문의가 필수 의료 과목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의료 공백을 외국인으로 메꾸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18조에 따르면 ▲교육 또는 기술협력 ▲교육연구사업 ▲의료봉사 업무수행을 하려는 외국인 의사 면허자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 승인을 거쳐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8일 의료법 시행규칙 제18조를 개정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의 위기 경보가 발령된 경우'에도 외국 의사면허자 국내 의료행위를 승인하겠다며 입법 예고한 바 있다. 해당 입법예고에는 찬성 65건, 반대 1628건의 댓글이 달리며 격론이 이어졌고 의료법 시행규칙은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전진숙 의원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과목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가 늘어난 배경이 무엇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충분한 숙의를 거치치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한 보건복지부의 외국 의사면허자 도입 추진 계획은 원점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